가을이 찾아옵니다. 아직 많이 덥지만 곧 열매가 맺히고, 찬바람이 불고 할 겁니다. 환절기에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열매 얘기가 나와서 말씀을 나눕니다. 열매를 맺느라고 나무가 참 많이 애썼습니다. 봄에 꽃이 피었을 때 잠시 예쁘고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곧 꽃은 지고 열매를 맺고, 키우는 시간 동안 비 맞고, 폭염을 견디고, 바람에 흔들리면서 가을까지 온 겁니다.
흡사 대입시를 앞둔 3학년 학생들 같습니다. 지난 3년 동안 긴긴날 밤늦도록 책상 앞에 앉아 고독한 책과의 싸움을 했습니다. 시험 보고 점수가 잘 안 나와 낙심도 되고, 이러저러한 고민들과 어려움에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이제 열매의 시간입니다. 멋지고 충실한 열매가 가득 맺히기를 기도합니다.
그럼 나무는 무슨 힘으로 그렇게 견디고 열매를 맺고 했으까요? 그것은 나무가 디디고 서서 뿌리내린 땅과의 관계성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무의 힘은 땅에서부터 온 것이지요. 땅이 나무를 붙들어주고, 물도 주고, 양분도 주고 했습니다. 물론 햇볕을 통한 광합성도 했겠지만요. 그래도 아주 많은 부분은 땅과의 관계에 나무의 생존과 발화, 결실의 힘이 있다고 할 수 있겠죠.
오늘의 주제는 ‘힘’입니다. 여러분은 무엇이 힘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가장 많이는 아마도 돈이 힘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돈도 힘이 됩니다. 지식도 힘입니다. 그러나 요새는 지식이 길옆의 돌처럼 흔해서 누구나 손쉽게 지식을 습득하기도 하고, 이용하기도 하니 지식이 그다지 힘 노릇을 잘 못합니다. 어디서 뭘 안다고 내세우면 안 되는 세상이 됐습니다. 권력도 힘이고요. 잘생긴 것도 힘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힘은 힘이긴 하지만 오래 가지 않습니다. 돈도, 지식도, 권력도, 아름다움도 그렇습니다. 잠깐 내 곁에 머물다가 가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봐도 한때 세상을 호령했던 인물들, 나라들, 기업들이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린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오늘 본문에서 시편을 쓴 다윗은 하나님이 자신의 힘이라고 고백합니다. 또한 그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고백합니다. 저는 사랑이라는 말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사랑은 관계성을 의미합니다. 진정한 힘은 관계로부터 나옵니다. 다윗은 하나님과의 친밀하고 깊은 관계성을 누렸습니다. 오랜 세월 목동으로 지내다가, 장인이자 왕인 사울의 미움을 받아 도망자 신세로 살면서도 다윗은 늘 하나님께 기도했고, 하나님의 뜻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그 하나님과의 관계성이 그를 붙들어 주었습니다. 넘어지지 않게 했고,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다시 일어서게 햇습니다. 그리고 악한 마음을 먹지 않도록, 바른길 가도록 했습니다. 사울 임금을 두 번이나 죽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를 하나님이 세우신 왕으로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사람을 내가 손댈 수 없다는 마음이 다윗을 막았습니다.
로라 윌킨슨이라는 미국의 다이빙 선수가 있었습니다. 그 선수는 미국의 국가대표로 시드니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림픽 출전 6개월 전에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리고 7주 간이나 입원 치료를 받고 훈련을 하지 못했습니다. 엄청난 좌절과 아픔이 그녀를 찾아왔습니다.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붙들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로라 윌킨슨 선수는 갑자기 대단한 약을 먹은 게 아닙니다. 누가 큰 상금을 주어서가 아닙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성 속에서 그분의 말씀을 붙들고 신뢰하는 믿음이 그녀를 다시 일어서게 했습니다. 그녀는 늘 빌립보서 4장 13절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를 읊조렸습니다. 마침내 그녀는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여러분, 살아가는 동안 우리에게는 돈도 필요하고, 지식도 필요하고, 때로 사회적 지위나 권력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런 것은 근본적인 힘이 되지 못합니다.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성 속에 참된 힘을 얻고, 그분께 사랑을 고백하는 찬양을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지키시고, 힘 주시고, 견디게 하시고, 마침내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하실 것입니다.
수시 원서 마감도 다가오고, 머지않아 수능도 치르게 될 텐데 하나님이 주시는 힘으로 승리하시기를 축복합니다. 이후의 모든 삶에서도 하나님을 믿는 신앙 안에 여러분의 삶의 뿌리를 내리시고 시편 1편의 말씀처럼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때를 따라 과실을 맺고 잎사귀가 마르지 않는 축복이 여러분 모두에게 임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