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시편 23편 1절 - 2절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시는도다
날씨가 많이 더워졌습니다. 어느새 학기말이 다가왔습니다.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 건강과 평안 잃지 않으시길 축복합니다. 시험만 없어도 학교 다닐 만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험은 우리를 힘들게 합니다. 여러 힘든 게 있지만 시험이 우리를 가장 어렵게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부족함이 여지없이 드러난다는 점에 있습니다. 열심히 한 사람이든 하지 않은 사람이든 부족함이 발견되는 것은 같습니다.
열심히 안 한 사람은 결과를 맞이한다는 게 참 부담스럽습니다. 열심히 한 사람도 열심히 했는데도 왜 이럴까 하는 절망감을 경험하기 쉽습니다. 이래저래 시험은 참 우리를 어렵게 합니다. 그럼 모든 시험을 완벽하게 치른 사람은 부족함이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인간은 따지고 보면 부족함투성이입니다. 그 부족함을 없애 보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부족하고 연약한 것을 감춰 보려고 합니다. 위선적으로 행동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위악을 하기도 합니다. 막 상스런 말을 한다거나 문신을 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이 약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의도적으로 과시합니다. 좋은 차를 타거나, 좋은 옷을 입거나 학력을 위조하거나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결론은 분명합니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부족하고 연약한 점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다만 그렇지 않은 척할 뿐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부족함입니다. 저도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참 해도 해도 잘 안 되는 부족한 과목이 있었습니다. 수학이었습니다. 수학 잘하는 학생들 보면 참 대견합니다. 그 어려운 수학을 어떻게 저렇게 잘할까? 특히 우리 학교 수학 문제가 어렵기로 유명했습니다.
여러 해 전 겨울 방학 때 학교에 잠깐 들렀는데 예비 중3 학부모님이 학생과 함께 우리 학교를 미리 둘러 보러 오신 일이 있습니다. 인사를 드렸더니 어느 중학교 다니는 누구라고 소개하면서 대뜸 묻는 말씀이 “대성고는 왜 그렇게 수학을 어렵게 가르치나요?” 하시는 겁니다. 그래서 쉽게 가르치면 저희도 좋지요. 하지만 대학 가서 앞서가도록 하려면 제대로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요 했습니다.
수학은 잘못하지만 어느날 문득 그래프 하나가 생각났습니다. 해도 해도 잘 안 되는 부족한 인간의 모습을 닮은 그래프였습니다. 보시겠습니다.
이 그래프를 보면 어떻게 해도 끝까지 기준점이라 할 수 있는 x축과 y축에 닿을 수 없는 아픔과 절망이 느껴졌습니다. 흡사 유치환 시인의 ‘깃발’과도 같습니다. 저 푸른 해원을 향해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과도 같은 것이 인생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요? 저 그래프가 도저히 자기 힘으로는 x축과 y축에 닿을 수 없는데 어떻게 하면 닿을 수 있을까요? 축이 움직이면 됩니다. x축과 y축이 그래프 쪽으로 오면 만나지 않겠습니까?
성경에 보면 이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누가복음 15장에 유명한 탕자의 비유라는 게 나옵니다. 아버지의 유산을 미리 타 내서 먼 타국에 가서 허랑방탕한 아들이 마침내 거지가 되어 다시 아버지를 찾아온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 아들이 돌아오기는 와야겠는데 아버지 집에 가까이 올수록 부끄럽고 죄송하고 저지른 짓이 하도 커서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한없이 부족하고 연약하고 죄스러운 마음 때문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성경에서는 그 늙은 아버지가 아들이 저 멀리 있어서 아직도 거리가 먼데 그 아들을 향해 달려가서 안고 입을 맞추었다고 말씀합니다. 그러니 아버지와 아들의 만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들이 죄악의 자리, 다 망한 자리에서 돌이킨 것도 있지만 그보다 더 기꺼이 아들을 향해 달려가 주신 아버지의 사랑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부족함을 어떻게든 노력해서 채워보려 합니다. 아니면 감추거나 가리거나 다른 것으로 위장해 보려 합니다. 지난주에 말씀드린 만리장성이나 병마용, 피라미드도 어찌 보면 강함의 표시라기보다 자신의 연약하고 부족한 점을 어떻게든 가려 보려는 안간힘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죽음 앞에서 누구든 연약하고 부족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사람은 자신의 노력으로 절대로 부족함을 다 채울 수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성경 말씀을 보니 하나님이 우리의 목자가 되시니 우리는 부족함이 없다고 말씀합니다. 목자 곁에 있는 양은 부족함이 없습니다. 아프면 안아 주고, 배고프면 풀밭으로 인도하고, 목마르면 시냇가로 이끌어 줍니다. 밤에는 이리나 맹수로부터 지켜 주고, 골짜기에서는 벼랑이나 구덩이에 빠지지 않게 보호해 줍니다.
우리는 완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과 함께 할 때 온전합니다. 우리는 부족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목자가 되시니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 하나님이 오늘 우리를 향해 달려오십니다. 우리에게 손을 내미십니다. 나를 붙들어라. 나와 함께 하자. 너 혼자 감당하느라 너무 무겁지? 너 버겁지? 이제 목자인 나와 함께 하자고 말씀합니다. 그 하나님과 함께 하시는 여러분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