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시편 126편 5절 - 6절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
어렸을 때 들은 이야기 생각이 납니다. 부지런한 농부 아버지에게 게으른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말해도, 저렇게 가르쳐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가 되자 아들들에게 유산을 주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큰 밭에 보물을 감춰 놓았으니 찾아서 가져라 하는 겁니다. 아들들이 부지런히 땅을 팝니다. 아무리 파도 보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실망한 아들들은 이왕 파 놓은 땅이니 씨라도 뿌리자 하고 씨앗을 심었습니다.
이왕 씨를 심었으니 물도 주고, 가꾸다 보니 가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큰 수확을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깨달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아버지가 숨겨 놓으신 보물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애쓰고 수고한 결실을 거두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보물입니다.
이제 봄의 막바지입니다. 봄은 씨를 뿌리는 계절입니다. 농사짓는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지금부터 6월 중순까지가 바로 모내기를 해야 할 때입니다. 농사가 가르쳐 주는 가장 위대한 원리는 때를 놓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씨를 뿌릴 때 뿌리지 않으면 나중에 아무리 거두고 싶어도 거둘 수 없다는 겁니다. 농경사회는 아니지만 인생사도 이와 비슷합니다. 지금 여러분은 씨를 뿌려야 하는 시기입니다.
씨를 뿌리는 일은 고독하고 힘이 듭니다. 수확하는 일은 함께 합니다. 그리고 거두는 기쁨이 있습니다. 그런데 씨 뿌리는 일은 대개 혼자서 합니다. 지금이야 밥을 못 먹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예전에는 봄이 되면 지난해 가을 거둔 곡식이 다 떨어져 먹을 게 없는 사람이 아주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씨앗을 먹어서는 안 되었습니다. 그러니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린다는 표현이 나온 겁니다. 자식들 먹일 것이 없는데 씨앗을 뿌려야 하는 부모의 심정이 그러합니다.
참 외롭고 힘든 시간을 통과하면서 애쓰고 수고한 결과 아름다운 열매를 거둔 사례가 있습니다. 여러분 익히 아시겠지만 이태석 신부님의 삶이 그렇습니다. 48세의 젊은 나이에 암으로 선종하신 그분의 삶은 아름다운 씨앗을 세상에 뿌린 것이었습니다. 외롭고 힘들게 어려운 땅에서 고생하셨지만 그 열매로 지금 수많은 제자들이 의사가 되어 수단의 사람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무려 50여 명이 된다고 합니다. 의사 한 명이 없어서 소독만 해 줘도 될 상처로 다리가 썩고 죽어간 사람들이 넘쳐났던 땅에 생명의 소망이 생겨난 겁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가장 힘든 시간은 자기 혼자 견뎌야 하는 시간일 겁니다. 공부하는 시간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씨를 뿌려야 하는 건 아닙니다. 다 때가 있습니다. 열매를 거둘 때가 옵니다. 그때를 위해 지금 뿌리고 가꿔야 하는 겁니다. 비록 눈물이 나고 고통스러울지라도 이겨내시기를 축복합니다. 고등학교 시절이 지금은 힘들어도 여러분 선배들이 와서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때 공부하는 건 참 힘들었지만 그래도 그 덕분에 지금 대학 생활 잘 할 수 있게 됐다고.
모의고사도 보고, 수행평가도 치르고, 기말시험도 다가와서 여러모로 부담스럽고 힘들 겁니다. 여러분의 수고와 노력을 알 사람이 많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여러분 자신만이 알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나중에 거두게 될 열매는 많은 이들과 함께 기뻐할 만한 크고 아름다운 것이 될 것입니다.
요새 한화 이글스 야구 보는 즐거움이 큽니다. 황영묵이라는 선수를 늘 대견하게 보게 됩니다. 참 어려운 시간을 통과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야구를 향한 열정을 불태웠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프로야구 1군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가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견디는 것이 미련해 보입니다. 그만두는 것이 현명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그만두는 사람에게는 견디고 노력한 사람이 거둘 수 있는 열매가 없습니다. 지금은 외롭고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하나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셔서 반드시 기쁨으로 단을 거두게 하실 것입니다. 하나님 의지하고, 여러분에게 큰 열매 주실 그분을 신뢰하면서 힘차게 나아가시기를 축복합니다.
